스올(Sheol), 하데스(Hades), 그리고 무저갱(Abyss)에 대한 성경적 이해



성경을 읽다 보면 ‘음부’라는 표현을 만나게 됩니다. 어떤 사람은 음부를 곧바로 ‘지옥’이라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죽은 사람이 가는 ‘저승’ 정도로 이해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음부와 낙원, 천국, 지옥을 모두 같은 장소를 가리키는 말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성경에서 사용되는 단어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 개념들은 서로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구약의 스올(Sheol), 신약의 하데스(Hades), 그리고 무저갱(Abyss)은 각각 성경에서 다른 문맥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1. 구약의 음부, 스올(Sheol)

구약성경에서 ‘음부’로 번역되는 대표적인 히브리어가 스올(Sheol)입니다. 스올은 죽음과 죽은 자들이 가는 곳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사용됩니다. 그러나 현대인이 생각하는 ‘무덤’이라는 물리적인 장소와 완전히 같은 의미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영어 성경에서도 번역 방식이 서로 다릅니다. 예를 들어 시편 9편 17절의 히브리어 원문에는 스올(Sheol)이 사용되는데, KJV는 이를 hell로 옮겼습니다. 반면 현대의 여러 영어 성경은 Sheol이라는 원어를 그대로 살리거나 ‘grave’ 등의 표현으로 번역합니다. 따라서 KJV의 ‘hell’이라는 번역만 보고 이 구절의 스올을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최종적인 지옥’과 동일시하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편 9편 17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악인이 음부로 돌아감이여 하나님을 잊어버린 모든 이방 나라들이 그리하리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음부’라는 번역어보다 원어인 Sheol이 어떤 문맥에서 사용되었는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2. 스올을 ‘저승’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까?

우리말 ‘저승’은 일반적으로 사람이 죽은 후 가는 세계 또는 죽은 자의 세계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성경의 스올을 설명하기 위한 이해의 보조 개념으로 ‘저승’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이것을 성경의 공식적인 번역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스올은 단순히 우리 문화의 ‘저승’이라는 개념과 완전히 일치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성경에서 스올은 죽음, 무덤, 죽은 자의 영역 등을 폭넓게 가리키는 표현으로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가장 적합한 방법은 ‘음부(스올)’라고 표현하면서 그 의미를 문맥에 따라 이해하는 것입니다.

3. 야곱이 말한 “음부에 내려 아들에게로 가리라”

스올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장면이 창세기 37장에 나옵니다. 요셉의 형들은 요셉을 이스마엘 사람들에게 팔아버린 후, 아버지 야곱에게 요셉이 죽었다고 거짓말합니다. 야곱은 아들의 죽음을 믿고 깊은 슬픔에 빠집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슬퍼하며 음부에 내려 아들에게로 가리라.”(창세기 37:35) 이 구절에서 ‘음부’에 해당하는 히브리어가 바로 Sheol입니다.

여기서 야곱이 말한 음부를 오늘날의 의미에서 ‘최종적인 지옥’이라고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야곱은 하나님의 언약을 받은 족장이었으며, 자신의 죽음을 바라보면서 죽은 아들 요셉과 함께하는 죽음의 세계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이 구절은 구약에서 스올이 반드시 ‘악인이 형벌받는 최종적인 지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중요한 본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4. 신약의 음부, 하데스(Hades)

신약성경에서는 ‘음부’라는 표현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헬라어가 Hades(하데스)입니다. Hades는 신약에서 죽은 자들의 영역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됩니다. 특히 누가복음 16장에 등장하는 부자와 나사로의 이야기는 음부에 대한 이해에서 매우 중요한 본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부자가 죽은 후의 상태를 이렇게 묘사하십니다. “그가 음부에서 고통 중에 눈을 들어” 그리고 부자는 불꽃 가운데서 고통을 받으며 아브라함에게 물을 요청합니다. 이 장면을 통해 적어도 신약의 Hades가 단순히 아무 의미도 없는 ‘무덤’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도 한 가지 주의해야 합니다. Hades를 곧바로 최종적인 ‘불못’과 동일시해서는 안 됩니다. 요한계시록 20장 13~14절에서는 사망과 Hades가 죽은 자들을 내어주고 심판을 받은 후, “사망과 Hades 자체가 불못에 던져진다”고 기록합니다. 이 사실은 Hades와 최종적인 불못 사이에 구별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5. 음부는 지옥과 같은 것인가?

성경을 종합해서 살펴보면 음부와 최종적인 지옥을 무조건 같은 것으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성경에는 죽음 이후의 상태와 최종 심판에 관한 여러 표현이 등장합니다.

*Sheol(스올) : 구약에서 죽음과 죽은 자들의 영역을 가리키는 표현
*Hades(하데스) : 신약에서 죽은 자들의 영역을 가리키는 표현
*Gehenna(게헨나) : 예수님의 가르침에서 최종적인 심판과 형벌의 의미로 사용되는 표현
*Abyss(무저갱) : 악한 영적 존재들이 갇히는 곳으로 묘사되는 표현
*Lake of Fire(불못) : 요한계시록에서 최종적인 심판의 장소로 나타나는 표현

따라서 이 용어들을 모두 ‘지옥’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뭉뚱그려 이해하면 성경의 세밀한 의미를 놓칠 수 있습니다. 특히 요한계시록은 Hades와 불못을 분명하게 구별합니다. “사망과 음부도 그 가운데에서 죽은 자들을 내주매 각 사람이 자기의 행위대로 심판을 받고… 사망과 음부도 불못에 던져지니 이것은 둘째 사망 곧 불못이라”(요한계시록 20:13~14). 이 말씀은 죽음 이후의 상태와 최종적인 심판을 구별해서 이해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6. 무저갱(Abyss)은 무엇인가?

음부와 함께 성경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이 무저갱(Abyss)입니다. 헬라어로는 (아뷔소스, abyssos)라는 단어가 사용됩니다. 영어 성경에서는 주로 Abyss, KJV에서는 bottomless pit 또는 문맥에 따라 deep과 같은 표현으로 번역됩니다.

누가복음 8장에서 귀신들은 예수님께 자신들을 무저갱으로 보내지 말아 달라고 간청합니다. “무저갱으로 들어가라 하지 마시기를 간구하더니.”(누가복음 8:31)

현대 영어 성경인 NASB와 NIV 등에서는 이곳을 the abyss라고 번역하고 있으며, KJV는 the deep이라고 번역합니다. 이 본문을 통해 무저갱은 귀신들과 같은 악한 영적 존재들과 관련된 특별한 장소로 묘사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7. 무저갱에 사탄이 천 년 동안 갇힌다.

요한계시록 20장에서는 무저갱의 의미가 더욱 분명하게 나타납니다. 요한은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가 무저갱의 열쇠와 큰 쇠사슬을 가지고 용을 붙잡는 장면을 기록합니다. 그 용은 곧 옛 뱀이며 마귀요 사탄입니다.

천사는 사탄을 결박하여 무저갱에 던져 넣고 그곳을 잠그고 봉인합니다. 그리고 천 년이 차기까지 다시는 만국을 미혹하지 못하게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무저갱이 곧 최종적인 불못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요한계시록 20장 후반부에서 사탄은 무저갱에서 잠시 풀려난 뒤, 최종적으로 불못에 던져지기 때문입니다. 즉 성경의 흐름을 보면, 무저갱 → 일시적인 감금 → 잠시 풀림 → 최종 심판 이라는 과정이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무저갱을 단순히 ‘지옥’이라고 부르는 것보다 악한 영적 존재가 하나님의 정하신 때까지 제한적으로 갇혀 있는 곳이으로 여겨집니다.

8. 음부와 무저갱을 구별해야 하는 이유

여기에서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하나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성경은 죽음 이후의 세계를 설명하면서 하나의 단어만 사용하지 않습니다. 스올(Sheol), 하데스(Hades), 게헨나(Gehenna), 무저갱(Abyss), 불못(Lake of Fire)이라는 표현들이 각각의 문맥에서 사용됩니다. 따라서 이 모든 단어를 단순히 ‘지옥’이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이해하면 성경이 말하는 죽음 이후의 세계와 최종 심판에 대한 가르침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게 됩니다.

특히 구약의 스올과 신약의 하데스는 서로 완전히 무관한 개념이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서로 다른 언어에서 죽음과 죽은 자들의 영역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며 신약에 이르러 죽음 이후와 최종 심판에 대한 계시가 더욱 분명하다고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9. 결국 중요한 것은 ‘장소’보다 하나님의 심판이다.

사실 우리가 이 문제를 공부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단순히 “음부가 어디에 있는가?”라는 장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성경이 우리에게 더욱 분명하게 가르치는 것은 죽음 이후에는 하나님의 심판이 있으며, 인간의 삶은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죽음을 인생의 마지막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히브리서 9장 27절은 사람이 한 번 죽는 것은 정해진 것이며 그 후에는 심판이 있다고 말씀합니다. 그리고 요한계시록은 마지막 때에 죽은 자들이 심판을 받고, 사망과 음부조차 불못에 던져지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결국 성경이 우리에게 묻는 질문은 이것인지도 모릅니다. 죽은 후 어디에 가는가? 그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나는 하나님 앞에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10. 죽음 이후를 생각한다는 것은 오늘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다.

음부와 지옥, 낙원과 천국, 무저갱과 불못에 관한 말씀은 단순히 인간의 호기심을 만족시키기 위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성경이 이러한 말씀을 기록한 목적은 우리에게 죽음 이후의 세계를 지나치게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늘의 삶을 하나님 앞에서 바르게 살아가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의 생명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오늘 건강하고 평안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언젠가는 누구나 이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그러므로 죽음 이후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오늘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나는 하나님을 알고 있는가? 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있는가? 나는 하나님께서 주신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 그리고 아직 살아 있는 동안 복음과 사랑을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가? 성경이 말하는 죽음 이후의 세계를 바르게 이해하는 것은 결국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깨닫는 일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끝으로 ‘음부’라는 말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은 성경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구약에서는 Sheol(스올)이라는 히브리어가 사용되고, 신약에서는 Hades(하데스)라는 헬라어가 사용됩니다. 이 두 단어를 무조건 ‘지옥’과 동일시해서는 안 되며, 문맥에 따라 죽음과 죽은 자들의 영역을 가리키는 의미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Abyss(무저갱)는 사탄과 악한 영적 존재들의 일시적인 감금과 관련된 별개의 개념으로 나타납니다. 요한계시록 20장에서는 사탄이 무저갱에 천 년 동안 갇혔다가 잠시 풀려나며, 최종적으로는 불못에 던져지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음부=지옥=무저갱=불못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기보다, 성경이 각각의 용어를 어떤 문맥에서 사용하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것입니다.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두려움만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늘이라는 시간을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일깨워 주는 말씀이라는 사실입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죽음 너머에 있는 하나님의 약속을 바라봅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죽음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넘어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오늘을 믿음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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