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재산 분할협의서, 상속인 전원 동의가 없으면 막히는 등기

부모가 남긴 집을 형제 중 한 사람 앞으로 정리하기로 했는데 등기소에서 서류가 반려되는 일이 있습니다. 대개 원인은 하나입니다. 상속인 가운데 한 명의 서명이나 인감증명이 빠진 것입니다.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다수결이 아니라 전원 합의로만 성립하고, 그 사실이 서류로 완결되어야 등기가 넘어갑니다. 협의가 언제 필요하고 무엇이 갖춰져야 하며 합의가 안 될 때는 어떻게 되는지 정리하겠습니다.

 1. 상속등기의 세 가지 원인

부동산 상속등기는 원인이 무엇이냐에 따라 필요한 서류가 달라집니다. 크게 셋입니다.

첫째는 법정지분에 따른 상속입니다. 법이 정한 비율 그대로 공동명의로 등기하는 방식입니다. 협의가 필요 없고 상속인 한 사람이 단독으로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둘째는 협의분할에 의한 상속입니다. 상속인들이 법정지분과 다르게 나누기로 합의한 경우입니다. 한 사람이 부동산을 전부 갖고 다른 사람이 예금을 갖는 식의 배분이 여기 해당합니다.

셋째는 심판분할에 의한 상속입니다.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가정법원이 나누어 준 경우입니다.

이 가운데 협의분할이 가장 흔하고 동시에 가장 자주 막힙니다. 나머지 둘은 법이나 법원이 비율을 정해 주지만 협의분할은 당사자들이 스스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원인을 무엇으로 적느냐에 따라 등기부에 남는 문구도 달라집니다. 협의분할로 등기하면 등기원인란에 그 사실이 표시되므로, 나중에 그 부동산을 거래할 때 상대방이 취득 경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협의가 필요한 경우와 필요 없는 경우

상속이 시작되면 재산은 일단 상속인 전원의 공유 상태가 됩니다. 등기하지 않아도 법적으로는 이미 각자의 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법정지분 그대로 두기로 했다면 협의서가 필요 없습니다. 형제 둘이 집을 절반씩 공유하는 것으로 만족한다면 각자의 지분대로 등기하면 끝입니다.

협의서가 필요한 것은 이 비율을 바꿀 때입니다. 한 사람이 전부 갖거나, 부동산과 예금을 서로 다른 사람이 나눠 갖거나, 지분을 법정 비율과 다르게 정하는 경우입니다.

실무에서는 공유 등기를 피하려고 협의분할을 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유로 두면 나중에 팔거나 담보로 잡을 때마다 다시 전원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그 사이에 상속인 중 누군가가 사망하면 그 사람의 상속인까지 참여해야 해서 관계가 복잡해집니다.

협의의 대상은 부동산만이 아닙니다. 예금과 주식, 자동차, 그리고 채무까지 상속재산 전체를 놓고 나눕니다. 다만 채무는 협의로 나눠도 채권자에게는 그 내용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형제끼리 한 사람이 빚을 다 갚기로 정했더라도 채권자는 각 상속인에게 법정지분만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내부의 약속과 외부에 대한 책임이 다르다는 점을 알고 정해야 합니다.

 3. 전원 동의가 뜻하는 것

협의분할의 성립 요건은 단순하지만 엄격합니다. 상속인 전원이 참여하고 전원이 동의해야 합니다.

한 명이라도 빠지면

빠진 사람의 지분만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니라 협의 전체가 무효입니다. 아홉 명이 동의하고 한 명이 빠졌다면 아홉 명 사이의 합의도 효력이 없습니다.

문제는 존재를 몰랐던 상속인입니다. 혼외자가 있거나 이전 혼인에서 태어난 자녀가 있는 경우, 그 사실을 모른 채 협의를 마치고 등기까지 끝냈어도 나중에 그 사람이 나타나면 협의는 처음부터 없던 것이 됩니다. 그래서 협의에 앞서 피상속인의 출생부터 사망까지 제적등본을 모두 확인해 상속인 범위를 확정해야 합니다.

상속을 포기한 사람은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되므로 협의에 참여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한정승인을 한 사람은 상속인 지위가 유지되므로 반드시 참여해야 합니다. 두 제도를 섞어 쓴 경우에는 누가 참여 대상인지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전원이 한자리에 모일 필요는 없습니다. 각자 다른 날 다른 장소에서 같은 내용의 협의서에 날인해도 되고, 여러 장으로 나눠 작성한 뒤 합쳐도 됩니다. 필요한 것은 동시성이 아니라 전원의 의사입니다.

 미성년 자녀가 있을 때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가 함께 상속인인 경우에는 절차가 하나 더 붙습니다. 어머니가 자기 몫을 정하면서 동시에 자녀를 대리해 자녀 몫을 정하면 두 사람의 이익이 충돌합니다.

이런 경우를 이해상반행위라고 하며 친권자가 대리할 수 없습니다. 가정법원에 특별대리인 선임을 신청해 그 사람이 자녀를 대신해 협의에 참여해야 합니다. 미성년 자녀가 여럿이면 자녀마다 각각 다른 특별대리인이 필요합니다.

이 절차를 빠뜨린 협의서는 무효입니다. 등기가 되었더라도 나중에 다툼이 생기면 되돌려집니다.

4. 협의서에 들어가야 하는 것

형식은 자유롭지만 빠지면 등기가 반려되는 항목이 있습니다.

  • 피상속인의 표시: 성명, 주민등록번호, 사망일, 최후 주소
  • 상속재산의 특정: 부동산은 등기부 표시대로, 예금은 금융기관과 계좌
  • 분할 내용: 누가 어느 재산을 얼마만큼 갖는지
  • 상속인 전원의 표시: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 전원의 인감 날인

 공증은 필수가 아닙니다. 다만 인감 날인과 인감증명서 첨부는 사실상 필수입니다. 등기소와 금융기관 모두 이 조합으로 본인 의사를 확인하므로, 하나라도 없으면 절차가 진행되지 않습니다.

해외에 거주하는 상속인이 있으면 인감증명 대신 서명인증서와 재외국민 확인 서류를 씁니다. 서류를 받는 데 시간이 걸리므로 협의 일정을 잡을 때 이 기간을 미리 계산해 두어야 합니다.

부동산 표시는 등기부에 적힌 그대로 옮겨야 합니다. 주소를 생활에서 쓰는 형태로 적으면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아 반려됩니다.

 5. 등기에 없고 세금에 있는 기한

상속등기 자체에는 법정 기한이 없습니다. 상속은 등기하지 않아도 사망과 동시에 효력이 생기므로 미룬다고 권리를 잃지 않습니다.

그런데 세금은 다릅니다. 상속으로 부동산을 취득하면 취득세를 신고하고 납부해야 하며, 기한은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입니다. 상속인 중에 외국에 주소를 둔 사람이 있으면 9개월입니다.

여기서 순서 문제가 생깁니다. 협의가 길어져 6개월 안에 결론이 나지 않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일단 법정지분대로 취득세를 신고하고 납부한 뒤, 나중에 협의가 끝나면 그 내용대로 등기하는 방법을 씁니다. 기한을 지키면서 협의 시간을 버는 방식입니다.

배우자상속공제를 받을 계획이라면 시간이 더 촉박합니다. 이 공제는 배우자가 실제로 분할받은 재산을 기준으로 계산하는데, 상속세 신고기한의 다음 날부터 9개월 안에 분할과 등기를 마쳐야 인정됩니다. 협의를 미루면 공제가 최소 금액으로 줄어듭니다.

6. 합의가 되지 않을 때

전원 동의가 요건이라는 말은 한 사람이 끝까지 반대하면 협의분할이 불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때 남는 길은 둘입니다.

법정지분대로 공유 등기를 하는 방법이 첫째입니다. 협의 없이 진행할 수 있으므로 최소한 명의는 정리됩니다. 다만 앞서 본 공유의 불편이 그대로 남습니다.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 심판을 청구하는 방법이 둘째입니다. 법원이 각자의 사정과 기여를 따져 나누어 줍니다. 시간과 비용이 들지만 결론이 강제되므로 교착 상태는 풀립니다.

심판을 청구하기 전에 조정을 거치는 것이 보통이고, 조정에서 합의가 이루어지면 그 조서가 협의서와 같은 효력을 갖습니다. 끝까지 다투는 경우보다 조정에서 정리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심판으로 나뉜 경우에는 판결문이나 조정조서가 협의서를 대신합니다. 인감증명 대신 확정증명원을 붙여 등기하므로, 반대하는 상속인의 협조 없이도 절차가 끝납니다.

7. 다시 나눌 때 생기는 세금

협의를 마치고 등기까지 한 뒤에 마음이 바뀌어 다시 나누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시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상속세 신고기한 안에 다시 나누면 처음부터 그렇게 나눈 것으로 봅니다. 지분이 늘어난 사람이 생겨도 상속으로 받은 것이므로 별도의 세금이 붙지 않습니다.

신고기한이 지난 뒤에 다시 나누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지분이 줄어든 사람에게서 늘어난 사람에게로 재산이 이전된 것으로 보아 증여세가 부과됩니다. 같은 재산을 형제끼리 옮긴 것뿐인데 증여세가 나오는 구조입니다.

부동산이라면 취득세도 다시 내야 하고, 대가를 주고받았다면 양도소득세 문제까지 생깁니다.

그래서 협의는 서둘러 마치되 내용은 신중하게 정해야 합니다. 급하게 한 사람 명의로 몰아 두었다가 나중에 되돌리면 그 과정 전체에 세금이 붙습니다. 상속세 신고기한 안에 최종안을 확정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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