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만기 자금을 연금계좌로 옮길 때 늘어나는 세액공제
ISA 만기가 다가오면 그 돈을 어디에 둘지 정해야 합니다. 이때 연금계좌로 옮기는 길을 고르면 그해 세액공제 한도가 넓어집니다. 평소 900만원인 한도가 최대 1,200만원까지 올라가는데, 얼마를 옮기든 똑같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고 기한을 넘기면 아예 적용되지 않습니다. 한도가 어떤 계산으로 늘어나는지, 얼마를 옮겨야 끝까지 채워지는지, 그 대가로 무엇이 묶이는지 짚어 보겠습니다.
1. 그해 납입액에 포함되는 전환금액
ISA의 계약기간이 만료되고 그 잔액의 전부나 일부를 연금계좌에 납입하면, 세법은 그 금액을 전환금액으로 부릅니다. 전환금액은 납입한 날이 속하는 과세기간의 연금계좌 납입액에 포함됩니다. 별도의 공제 항목이 따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연금계좌 세액공제 안으로 들어온다는 뜻입니다.
그해 연금계좌 납입액 = 스스로 넣은 납입액 + 전환금액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연금계좌의 연간 납입한도입니다. 연금저축과 개인형퇴직연금을 합쳐 한 해에 넣을 수 있는 금액은 1,800만원인데, 전환금액은 이 한도와 별개입니다.
- 만기 잔액이 1,800만원을 넘는 경우: 한도에 막히지 않고 전환 가능
- 그해 이미 1,800만원을 채운 경우: 전환은 그대로 가능
- 옮기는 금액: 전부가 아니라 일부만 보내고 나머지는 현금 수령 가능
순서상 ISA 쪽 계산이 먼저 끝난다는 점도 알아 둘 만합니다. 만기에는 계좌 안에서 생긴 이익과 손실을 합산해 비과세와 분리과세로 정산하고, 그 정산이 끝난 잔액이 연금계좌로 넘어갑니다. ISA에서 한 번 덜어 낸 세금과 연금계좌에서 받는 세액공제가 같은 자금 위에 차례로 얹히는 셈입니다.
2. 기본 한도 위에 붙는 전환금액 한도
연금계좌 세액공제의 기본 한도는 연금저축만 쓰면 600만원, 개인형퇴직연금을 합치면 900만원입니다. 두 계좌를 함께 쓰더라도 연금저축에서 인정되는 몫은 600만원까지이고, 900만원을 채우려면 나머지 300만원 이상이 개인형퇴직연금에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
전환금액이 있으면 여기에 한도가 더 붙습니다.
추가 한도 = 전환금액 × 10%와 300만원 중 작은 금액
세액공제 대상 한도 = 900만원 + 추가 한도
두 식을 이으면 상한이 나옵니다. 추가 한도가 300만원에서 멈추므로 세액공제 대상은 아무리 커도 1,200만원입니다.
전환금액 전부가 공제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10%만 한도를 늘려 준다는 점이 이 제도의 성격입니다. 3,000만원을 옮겨도 그해 공제 대상으로 인정되는 몫은 300만원이고, 나머지는 연금계좌 안에 원금으로 남습니다.
3. 전환금액 규모에 따라 갈리는 추가 한도
10%라는 비율과 300만원이라는 상한이 함께 걸려 있어, 옮기는 금액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아래 두 경우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가정값입니다.
전환금액이 3,000만원인 경우
- 전환금액의 10%: 300만원
- 적용되는 추가 한도: 300만원
- 세액공제 대상 한도: 1,200만원
- 상한까지 남은 여지: 없음
전환금액이 1,500만원인 경우
- 전환금액의 10%: 150만원
- 적용되는 추가 한도: 150만원
- 세액공제 대상 한도: 1,050만원
- 상한까지 남은 여지: 150만원
추가 한도를 끝까지 채우는 분기점은 전환금액 3,000만원입니다. 그 아래에서는 10%라는 비율이 한도를 정하고, 그 위에서는 아무리 많이 옮겨도 300만원에서 멈춥니다.
잔액 전부를 옮길지 일부만 옮길지 정할 때도 이 분기점이 기준이 됩니다. 추가 한도만 겨냥한다면 3,000만원을 넘겨 옮길 이유가 없고, 노후 자금으로 계속 굴릴 생각이라면 한도와 상관없이 더 옮겨도 됩니다. 넘겨서 옮긴 금액은 공제를 받지 않은 원금으로 연금계좌에 쌓입니다.
주의할 점은 늘어난 한도가 저절로 채워지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도는 공제 대상의 상한일 뿐이고, 실제 공제를 받으려면 그 금액이 연금계좌에 실제로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 전환금액이 3,000만원이면 그 안에 300만원이 이미 포함돼 있으므로 따로 더 넣을 필요는 없습니다.
4. 소득에 따라 갈리는 공제율
같은 한도라도 돌려받는 금액은 소득에 따라 다릅니다. 종합소득금액 4,500만원 이하, 근로소득만 있다면 총급여 5,500만원 이하일 때 세액공제율은 15%이고, 그 위는 12%입니다.
세액공제는 산출세액에서 직접 빼는 방식이라 지방소득세도 함께 줄어듭니다. 지방소득세는 소득세액을 기준으로 그 10%가 매겨지므로, 소득세가 줄면 그만큼 지방소득세도 줄어듭니다. 실제로 덜 내게 되는 세금은 공제율에 그 10%를 더한 수준이 됩니다.
추가 한도 300만원을 다 채웠을 때 줄어드는 세금은 이렇게 계산됩니다.
공제율 15% 구간 = 300만원 × 16.5% = 49만5천원
공제율 12% 구간 = 300만원 × 13.2% = 39만6천원
전환금액 3,000만원을 옮기고 기본 900만원과 추가 300만원을 모두 채웠다면 그해 줄어드는 세금은 각각 198만원과 158만4천원이 됩니다.
여기에 한 가지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세액공제는 이미 계산된 세금에서 빼는 방식이라 뺄 세금이 있어야 효과가 납니다. 다른 공제를 적용한 뒤 낼 세금이 남지 않는 해라면 한도를 아무리 늘려도 돌려받을 금액이 그만큼 생기지 않습니다. 소득이 적은 해에 만기가 걸렸다면 이 점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5. 60일이라는 기한과 과세기간 경계
이 혜택에는 짧은 기한이 걸려 있습니다. ISA 계약기간이 만료된 날부터 60일 이내에 연금계좌로 납입해야 전환금액으로 인정됩니다. 하루라도 넘기면 그 돈은 평범한 자기 자금이 되어 연간 납입한도 안으로 들어가고, 추가 한도도 생기지 않습니다.
계약기간 만료가 전제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의무가입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해지한 자금은 전환금액이 아니므로 이 계산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기한을 재는 기준일도 확인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60일은 계약기간이 만료된 날을 기준으로 세며, 해지 절차를 미룬다고 해서 다시 시작되지 않습니다. 만기일이 다가오면 자금을 받을 연금계좌부터 열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ISA 만기일과 그로부터 60일이 되는 날짜를 먼저 확인합니다.
- 자금을 받을 연금저축계좌나 개인형퇴직연금계좌를 준비합니다.
- 만기 잔액 가운데 옮길 금액을 정해 기한 안에 납입합니다.
- 금융회사에서 전환금액 확인서를 받아 연말정산이나 종합소득세 신고에 씁니다.
만기가 연말에 걸리면 한 번 더 따져 볼 것이 있습니다. 60일이 다음 해로 넘어가면 납입한 날이 속하는 과세기간이 갈리기 때문입니다. 두 과세기간에 걸쳐 나누어 납입한 경우에는 300만원에서 직전 과세기간에 이미 적용된 금액을 뺀 나머지가 그해 추가 한도가 됩니다. 나누어 넣는다고 300만원이 두 번 생기지는 않습니다.
6. 공제를 받은 뒤 달라지는 인출 조건
한도가 늘어난 만큼 돈의 성격도 바뀝니다. ISA에 있던 자금은 만기에 정산하면 바로 쓸 수 있었지만, 연금계좌로 옮기고 세액공제까지 받은 금액은 연금 형태로 꺼내야 낮은 세율이 적용됩니다.
연금으로 받으려면 가입일부터 5년이 지나고 만 55세 이상이어야 합니다. 이 요건을 채우고 연금수령한도 안에서 받으면 연금소득세가 적용되며, 세율은 받는 나이가 많을수록 낮아집니다. 지방소득세까지 더한 세율은 만 55세부터 69세까지가 5.5%, 70세부터 79세까지가 4.4%, 80세 이상이 3.3%입니다. 사망할 때까지 나누어 받는 종신형으로 설계하면 만 80세 전이라도 4.4%가 적용됩니다.
세액공제를 받은 원금과 그 원금에서 생긴 운용수익이 이 세율의 대상입니다. 넣을 때 15% 또는 12%를 돌려받고 꺼낼 때 그보다 낮은 세율로 정산하는 구조여서, 오래 묶어 둘수록 이 간격이 실제 이익으로 남습니다.
요건을 채우지 못한 채 꺼내면 연금 외 수령으로 보아 기타소득세 16.5%가 붙습니다. 세액공제로 돌려받은 16.5% 또는 13.2%를 도로 내놓는 셈입니다.
다만 전환금액 전부가 이 조건에 묶이지는 않습니다.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금액은 나중에 꺼내도 그 자체에는 세금이 붙지 않습니다. 전환금액이 3,000만원이라면 그 가운데 300만원만 공제를 받은 몫이고 나머지 2,700만원은 공제를 받지 않은 원금으로 남습니다. 다만 그 원금을 굴려 생긴 운용수익은 인출할 때 과세 대상이 됩니다.
그래서 이 선택은 세금 계산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늘어난 공제 한도는 그해 한 번 받는 효과이고, 연금계좌로 옮긴 자금은 55세 이후까지 묶입니다. 만기 자금을 가까운 시일에 쓸 계획이 있는지, 이미 기본 900만원을 채우고 있는지에 따라 같은 300만원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