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의 음악가는 누구였을까? 성경 속 음악의 선구자, 유발(Jubal)의 이야기
“음악은 언제 시작되었을까? 인류 최초의 음악가는 누구였으며, 인간은 왜 소리를 아름다운 선율로 바꾸기 시작했을까?”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질문을 던져 보았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노래로 기쁨을 표현하고, 누군가는 악기의 선율로 슬픔을 달랩니다. 때로는 한 곡의 음악이 수많은 말보다 깊은 감동을 전하고,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살아남습니다.
그렇다면 인류의 역사에서 음악은 언제부터 존재했을까요? 성경은 음악의 기원을 설명하는 현대적인 음악사나 악기 발달사를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인류 초기의 역사를 기록한 창세기에서 음악과 관련된 매우 흥미로운 인물을 소개합니다. 바로 *유발(Jubal)*입니다.
성경은 그를 단순한 악기 연주자가 아니라, 수금과 퉁소를 연주하는 사람들의 조상으로 기록합니다. 오늘은 창세기에 짧게 등장하지만 음악과 예술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주목할 만한 인물, 유발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1. 성경에 기록된 최초의 음악가, 유발
창세기 4장 21절에는 다음과 같은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아우의 이름은 유발이니 그는 수금과 퉁소를 잡는 모든 자의 조상이 되었으며”(창세기 4장 21절, 개역개정)
성경은 유발을 수금과 퉁소를 연주하는 모든 사람의 조상이라고 소개합니다. 이 짧은 문장에는 음악의 역사와 관련하여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악기를 연주하는 행위가 개인의 우연한 경험을 넘어, 여러 사람에게 전해지고 하나의 문화적 전통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성경이 유발을 인류 역사상 최초로 악기를 발명한 사람이라고 직접 설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의 계보를 언급한 최초의 인물이라는 점에서, 유발은 성경 속 음악의 선구자로 불릴 만합니다.
우리는 그의 연주를 직접 들을 수 없습니다. 그가 어떤 곡을 연주했는지, 어떤 음계를 사용했는지, 음악을 어떤 목적으로 활용했는지도 성경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유발이라는 이름은 오늘날까지 음악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는 성경의 인류 초기 역사에서 인간이 생존을 위한 활동을 넘어 소리를 조직하고, 악기를 연주하며, 예술적 표현을 발전시켰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2. 유발은 어떤 가문에서 태어났을까?
유발의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먼저 그의 가계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의 조상은 가인입니다. 가인은 창세기에서 동생 아벨을 죽인 인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후 가인의 후손들은 목축과 음악, 금속 가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름을 남깁니다.
유발은 라멕과 아다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창세기 4장 19~22절에는 유발의 가족과 형제들에 관한 기록이 등장합니다.
– 야발(Jabal): 가축을 치며 장막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조상으로 소개됩니다.
– 유발(Jubal): 수금과 퉁소를 연주하는 사람들의 조상입니다.
– 두발가인(Tubal-cain): 구리와 쇠로 여러 가지 기구를 만드는 사람으로 기록됩니다.
– 나아마(Naamah): 두발가인의 누이로 소개됩니다.
다만 성경은 나아마의 역할이나 유발과의 구체적인 관계를 자세히 설명하지 않습니다. 또한 두발가인은 성경 본문에서 유발의 이복동생이라고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가계 기록에서 흥미로운 점은 각 인물이 서로 다른 분야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야발은 생계와 목축을, 유발은 음악과 예술을, 두발가인은 금속 가공 기술을 대표하는 인물로 나타납니다.
이를 현대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인류 문명의 여러 영역이 함께 발전하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인간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구를 만들고 소리를 다듬으며 삶을 표현하는 문화도 발전시켜 왔습니다. 그 가운데 유발은 예술과 음악을 상징하는 인물로 기억됩니다.
3. 유발이 연주한 악기, 수금과 퉁소
유발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그가 연주한 악기입니다. 성경은 수금과 퉁소라는 두 종류의 악기를 언급합니다. 하나는 줄을 통해 소리를 내고, 다른 하나는 바람을 이용해 소리를 내는 악기입니다.
① 수금(Kinnor) – 줄에서 태어나는 선율
수금은 히브리어로 ‘킨노르’(כִּנּוֹר)라고 합니다. 고대 이스라엘에서 사용된 현악기의 한 종류로, 줄을 튕겨 소리를 내는 악기였습니다. 오늘날의 하프나 리라와 비슷한 계열로 이해할 수 있지만, 정확한 형태와 구조를 현대 악기와 일대일로 대응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악기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손끝으로 줄을 튕기는 순간, 진동은 소리가 되고 소리는 선율이 됩니다. 짧고 경쾌한 소리를 낼 수도 있고, 여러 음을 이어 감정을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성경의 다른 부분에서도 수금은 음악과 깊은 관련을 맺습니다. 다윗은 수금을 연주하는 인물로 등장하며, 시편에는 악기를 사용하여 하나님을 찬양하라는 권면이 반복됩니다.
이러한 기록은 고대 이스라엘에서 현악기가 음악과 예배, 기쁨의 표현에 활용되었음을 보여 줍니다.
② 퉁소(Ugab) – 바람이 만들어 내는 소리
퉁소는 히브리어로 ‘우가브’(עוּגָב)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관악기의 한 종류로 이해되지만, 고대 악기의 구체적인 형태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오늘날의 퉁소나 플루트와 정확히 같은 악기였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입으로 바람을 불어 소리를 내는 관악기 계열로 이해하는 편이 적절합니다.
관악기는 인간의 호흡과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숨을 불어넣어야 소리가 나고, 호흡의 세기와 길이에 따라 음색과 표현이 달라집니다. 사람의 숨이 악기를 통해 음악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수금이 손끝의 움직임을 통해 소리를 만든다면, 퉁소는 호흡을 통해 소리를 만들어 냅니다. 성경이 유발과 관련하여 이 두 악기를 함께 언급한다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현악기와 관악기라는 서로 다른 악기 계열이 이미 인류 초기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기록만으로 당시의 악기 편성이나 연주 기법, 음악의 발달 수준까지 구체적으로 재구성할 수는 없습니다.
4. 유발이라는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유발의 이름은 히브리어로 יָבָל이라고 표기하며, 영어 성경에서는 Jubal로 옮깁니다.
이 이름의 정확한 어원과 의미에는 해석상의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히브리어의 유사한 어근이나 다른 단어들과 연결하여 흐름, 운반, 소리 등의 의미를 논의하기도 하지만, 유발이라는 이름 자체를 곧바로 ‘음악의 흐름’이나 ‘환호성’이라는 뜻으로 확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희년을 뜻하는 영어 Jubilee와 관련된 히브리어 ‘요벨’(יֹבֵל)은 양각 나팔과 연결되는 말입니다. 두 단어의 형태가 비슷하다고 해서 유발과 희년이 확실한 어원적 관계를 가진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름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는 사실이 유발의 상징성을 약화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유발이라는 이름이 오늘날 특별하게 기억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름의 어원보다 창세기 4장 21절이 그에게 부여한 역할에 있습니다.
성경은 그를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의 조상으로 소개합니다. 따라서 유발이라는 이름은 성경을 읽는 독자들에게 음악의 시작과 예술의 발전을 생각하게 하는 상징적인 이름이 되었습니다.
5. 가인의 후손에게서 음악과 기술이 발전했다는 사실
유발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한 가지 질문이 생깁니다. 가인은 하나님을 떠나 에덴 동쪽 놋 땅에 거주했고, 그의 후손 가운데는 폭력적인 인물인 라멕도 등장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 가문의 계보에서 목축과 음악, 금속 가공과 같은 문명 활동이 나타납니다.
이 사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창세기 4장은 인간의 죄와 폭력에 관한 기록을 담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인간 사회의 형성과 기술 및 문화 활동을 함께 보여 줍니다.
가인의 후손들이 음악을 발전시켰다는 기록은 음악이나 예술 자체를 악한 것으로 규정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그들의 기술과 문화 활동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시켰다고 말하지도 않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구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문명의 발전과 영적인 성숙은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인간은 뛰어난 악기를 만들 수 있고, 아름다운 음악을 작곡할 수 있으며, 놀라운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능력 자체가 인간의 도덕성이나 하나님과의 관계를 자동으로 바꾸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위로할 수도 있고, 공동체를 하나로 묶을 수도 있습니다. 반면 예술적 재능이나 문화적 성취가 인간의 교만과 자기 과시를 위한 도구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성경의 관점에서 중요한 질문은 단순히 얼마나 뛰어난 음악을 만들어 내느냐에 머물지 않습니다.
그 재능을 어떻게 사용하고, 그 능력을 통해 무엇을 드러내며, 그것이 사람과 하나님 앞에서 어떤 열매를 맺느냐는 질문으로 나아갑니다.
6. 음악은 하나님을 찬양하기 위해서만 존재할까?
유발에 관한 기록을 읽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창세기 4장 21절은 유발이 수금과 퉁소를 연주하는 사람들의 조상이라고 기록하지만, 그가 하나님을 찬양하기 위해 음악을 만들었다고 직접 말하지는 않습니다.
당시 음악이 구체적으로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었는지 역시 본문만으로는 확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유발의 음악을 곧바로 예배 음악의 시작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성경 기록의 범위를 넘어서는 해석입니다.
그렇다면 성경은 음악을 어떻게 바라볼까요? 성경 전체를 살펴보면 음악은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됩니다. 시편에서는 악기를 동원하여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다윗은 수금을 연주하며, 이스라엘 백성은 기쁨과 승리를 노래합니다.
반면 슬픔을 표현하거나 공동체의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에서도 음악과 노래가 등장합니다. 이러한 기록은 음악이 특정한 한 가지 목적에만 제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음악은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이며, 공동체의 기억을 전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성경은 그 음악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 줍니다.
에베소서 5장 19절은 다음과 같이 권면합니다.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들로 서로 화답하며 너희의 마음으로 주께 노래하며 찬송하며” 음악을 사랑하는 그리스도인에게 이 말씀은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내가 가진 음악적 재능은 무엇을 향하고 있는가? 내 노래와 연주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 나의 예술은 단순한 기교와 성취를 넘어 어떤 가치를 전달하고 있는가?
이 질문은 음악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뿐 아니라 노래를 즐겨 듣는 모든 사람에게도 중요합니다.
7. 오늘날의 음악인에게 유발이 전하는 이야기
오늘날 음악은 인류 역사상 어느 때보다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습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기타와 드럼, 관현악과 재즈, 대중음악과 전자음악까지 인간은 수많은 악기와 기술을 활용하여 소리를 예술로 바꾸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은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음향을 만들어 내고, 음악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합니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해도 음악의 본질에 관한 질문은 여전히 남습니다.
음악은 무엇을 표현하는가?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예술적 재능은 어떤 가치를 위해 사용될 수 있는가? 유발에 관한 성경의 기록은 이러한 질문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는 단 한 절의 말씀으로 소개되지만, 음악이 인류의 초기 역사에서 중요한 문화 활동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 주는 인물입니다.
성경은 그가 어떤 악기를 직접 발명했는지, 어떤 곡을 작곡했는지, 얼마나 뛰어난 연주자였는지 알려 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를 통해 우리는 인간이 단순히 생존하는 존재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인간은 소리에서 리듬을 발견하고, 리듬에서 선율을 만들며, 선율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성경은 그러한 인간의 능력이 하나님 앞에서 어떤 방향으로 사용되어야 하는지 돌아보게 합니다.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것만으로 충분할까요?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 내는 것만으로 예술의 가치가 완성될까요? 기독교 신앙의 관점에서라면 재능과 성취뿐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과 삶도 함께 살펴야 할 것입니다.
8. 소리를 음악으로 바꾼 사람, 그리고 음악이 향해야 할 곳
창세기 4장 21절에 등장하는 유발은 성경에서 음악의 선구자로 기억되는 인물입니다. 그는 수금과 퉁소를 연주하는 사람들의 조상으로 기록되었으며, 형제들과 함께 인류 초기의 목축·기술·예술 활동을 보여 주는 계보에 등장합니다.
우리는 그가 살았던 시대의 음악을 직접 들을 수 없습니다. 그의 악기가 정확히 어떤 모습이었는지도 알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의 이름은 오늘날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의미 있는 질문을 남깁니다.
*음악은 단순히 소리를 아름답게 만드는 기술일까요, 아니면 인간의 마음과 삶을 표현하는 더 깊은 언어일까요?* 성경은 유발의 음악이 어떤 목적을 위해 연주되었는지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경 전체를 통해 음악은 기쁨과 슬픔을 표현하고,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며, 하나님을 찬양하는 귀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음악의 역사를 돌아보는 일은 단순히 오래된 악기의 기원을 찾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인간이 무엇을 사랑하고, 무엇을 소중히 여기며, 자신의 재능을 어디에 사용하는지를 돌아보는 일이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가 연주하는 악기와 부르는 노래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름다운 음악을 만드는 능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그 음악에 어떤 마음을 담느냐는 것입니다.
*유발의 이야기는 음악의 시작을 생각하게 할 뿐 아니라, 오늘 우리가 가진 예술적 재능을 어떤 방향으로 사용할 것인지 묻고 있습니다.*
음악이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고, 선한 가치를 전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도구가 될 수 있다면 음악은 단순한 소리의 조합을 넘어 삶을 풍성하게 하는 선물이 될 것입니다.




